2025-01-12 HaiPress
전남도지사 야당의원 페이스북에 맹비난
오늘 가수 58년 가수 인생 마지막 공연
어떤 발언 나올지 기대감·긴장감 동시 높아져
데뷔 58년만에 마이크를 내려놓는 나훈아의 은퇴 공연이 시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나훈아가 소신 발언으로 원인을 제공한 건 맞지만 이에 대한 옹호와 비난이 이어지며 자칫 지역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질 분위기다.
나훈아‘ 2024 라스트 콘서트 고마웠습니다’ 포스터 12일 가수 나훈아가 고별 공연에서 혼란스러운 정치권을 작심 비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슨 오지랖이냐”고 발끈했다. 이어 “나훈아씨,그냥 살던 대로 살아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말고”라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무슨 오지랖인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의원은 나훈아가 ‘지금 하는 행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하고 있는데,왼쪽 역시 잘한 게 없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참 어이가 없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왜 벌어졌는지,누구 때문이고,대한민국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훈아가 고별 공연에서 한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양비론으로 물타기하고 사회혼란을 부추길 일이 결코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수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나 또한 그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훈아는 전날인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에서 “지금 하는 꼬라지들이 국가를 위해,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라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 니는 잘했나”라고 여야를 모두 비판했다. 그는 평소 공연 때마다 정치 등 민감한 소재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훈아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TV에서 군인들이 전부 잡혀들어가고 있고,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다”며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나. 저런 건 (언론이) 생중계하면 안 된다. 북쪽의 김정은이 (이런 것을) 얼마나 좋아하겠느냐”고 했다.
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을 겨냥한 듯 두 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면서는 “니는 잘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며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훈아는 지난해 12·3 계엄 직후 진행된 대구 공연에서는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면서 “집회가 금지된다는 내용을 보고 ‘우짜면 좋노’ 싶었다. 새벽에 계엄 해제가 되는 걸 보고 술 한잔 하고 잤다.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야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인천 콘서트에서의 발언도 화제다. 그는 “이 이야기는 꼭 하고 (노래를) 그만둬야겠다”며 곡의 선율에 맞춰 “전 북쪽을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긴 이상한 집단이지 나라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북쪽 김정은이라는 돼지는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말거나 살이 쪄 가지고. 저거는 나라가 아니다. (김정은) 혼자 다 결정하니깐,실컷 얘기하고 조약을 맺어도 혼자 싫다 하면 끝이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제 전쟁도 돈이 필요한 시대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을 막는 데 하루 1조를 써서 99%를 막았다고 한다. (북쪽에서) 치고 싶어도 칠 수 없을 만큼 강해져야 한다. 힘이 있어야 평화도 있다”는 그의 호소에 ‘옳소!’ ‘그렇지!’ 관객 호응이 쏟아졌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지난해 2월 자필 편지로 은퇴 의사를 밝히며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훈아는 ‘고향역’,‘무시로’,‘잡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