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만드는 사람들의 희로애락 담았죠"

2025-03-12 HaiPress

'연예계 비공식입장' 펴낸 이하은


엔터분야별 베테랑 30명 인터뷰


세븐틴 민규의 캐스팅 일화부터


지드래곤과 함께 성장한 디렉터


K팝 스타들의 탄생 비화 펼쳐져


"버티는 힘이 살아남는 제1 덕목"


그들의 열정·애환 생생히 담아

K팝 업계 30명 인터뷰집 '연예계 비공식입장'을 펴낸 저자 이하은 씨. hyerimkeem studio

스타도 수많은 사람 손을 거쳐야 빛을 발한다. 제아무리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방시혁 같은 이름난 제작자라도 혼자선 그렇게 못한다. 14일 발간을 앞둔 인터뷰집 '연예계 비공식입장'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서로 다른 직무 종사자 30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엔터업계 출신으로 지금은 3년 차 잡지사 에디터인 이하은 씨(34)가 현역 실무자들에게 일과 삶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엮었다. 업계 입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부터 다른 사람 사는 얘기에 호기심을 느끼는 누구나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출간 전 알라딘 펀딩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고,출간과 동시에 2쇄를 찍는다.


이하은 씨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화려한 조명 뒤에도 사람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그 자신도 YG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가수 홍보담당자로 8년간 일했던 '업계 관계자'다. 그런데 K팝·K드라마가 워낙 급속 성장하고 업무도 세분되면서,같은 회사 소속이어도 다른 직원의 일을 속속들이 알긴 어려웠다. 하물며 바깥에서 'YG 직원'이라고 소개하면 '연예인 매니저구나' 하는 반응이 일쑤였다. "사람들 인식 속 엔터업이 그게 전부란 점이 안타까워요. 전문성을 갖고 다양하게 일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연예인 중심으로 돌아가니 스태프가 주목받는 건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이 안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신간 '연예계 비공식입장'

여태껏 엔터 실무자들이 이렇게 자기 이름·얼굴을 내놓고 경험담을 털어놓는 콘텐츠가 드물었던 것도 폐쇄적 분위기 탓이다. 이에 YG 재직 시절 동료부터 시작해 하이브·SM·JYP를 비롯해 크고 작은 회사의 10년 차 전후 경력자들 이야기를 차곡차곡 모았다. 오디션·캐스팅,A&R(신곡 수급 등 음반 제작 총괄),작사·작곡,트레이닝,헤어·메이크업,홍보,팬 마케팅,사회공헌 등 엔터사 내 거의 모든 직무를 아울렀다. 연예인 대표로 오마이걸 효정,배우 손호준도 참여했다.


30명에겐 일을 시작한 계기,해당 직무의 입사 조건,업무 환경,고민과 앞으로의 목표 등을 꼼꼼히 물었다. 이 과정에서 성공한 K팝 그룹의 탄생 뒷이야기도 펼쳐진다. 캐스팅 디렉터 현우진 씨가 세븐틴 멤버 민규를 하굣길에서 발견하고 '후광'을 체험한 일화,퍼포먼스 디렉터(안무 총괄) 김병곤 씨가 빅뱅·지드래곤과 함께 성장한 이야기,아티스트 전담 트레이너 박경준 씨가 아이돌 연습생을 그만두고서도 에이티즈 등과 동고동락한 사연,A&R 소속 박미란 씨가 샤이니 등의 신보 준비로 일주일에 300개 넘는 신곡을 듣느라 이명 등 청력 관련 직업병을 달고 사는 고충 등이 생생하다.


한 명 한 명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이 업계는 열정이 없으면 진작 허물어졌다. 인터뷰에 참여한 비주얼 디렉팅(시각 콘셉트 기획) 7년 차 차민수 씨는 "분야마다 일에 미친 사람은 많다고들 하는데,그보다 더 미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업계"라고 털어놓는다. 휴대전화는 24시간 대기 상태고,저마다 업무 강도 대비 열악한 처우,불안정한 고용 형태 등의 문제를 토로한다. '버티는 힘'이 엔터업에서 살아남는 제1 덕목이란 공통 증언을 보면,이들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지 가늠이 된다.


대신 '사람이 하는 일'이라 기쁨도 사람에서 비롯한다. 인터뷰를 남긴 손호준이나 추천사로 실린 배우 이성경도 YG에서 만난 인연이다. '저자 자신은 어떻게 고된 일을 버텼느냐'는 질문에 "늘 도움받고 도움 주는 일이 즐거웠다"고 답한다. "항상 돌발 상황이 터지니 서로 도울 수밖에 없어요. 인터뷰 중에도 자기 실수를 아티스트가 감싸줬던 일,동료에게서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떠올린 분이 많았죠. 그런 치열한 경험을 공유하면 끈끈한 전우애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는 인터뷰를 마칠 때 30인 모두에게 공통 질문을 던졌다. '만약 당신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세상에 나온다면 그 제목은 무엇일까요?' 빛나는 주인공을 만드는 사람들,그러면서 가장 치열하게 자기 삶의 주인공이 돼온 이들에게 핀 조명을 밝게 떨어뜨린다. 이제 이 공통 질문의 31번째 답변은 독자들이 할 차례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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