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김홍도·추사 김정희 부채, 봄바람 몰고 왔다

2025-04-07 IDOPRESS

간송미술관 ‘선우풍월’ 전


단원과 추사의 부채 그림 등


55점의 조선 선면서화 공개

단원 김홍도의 ‘기려원류’. [간송미술관] 단원 김홍도의 ‘기려원류(騎驢遠遊)’가 늦봄을 맞아 대중과 만난다. ‘기려원류’는 단원의 1790년 작품으로 일반적인 회화와 다르게 부채에 그려진 점이 특징이다. ‘말을 타고 멀리 유람하다’는 뜻을 담은 제목처럼 이 부채엔 나귀를 탄 한 인물이 강변을 거니는 모습이 나오는데,그래서인지 단원의 부채에 담긴 절경을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강변 봄바람을 몸 전체로 호흡하는 듯이 식었던 체온이 1도쯤 오른다.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간송미술관이 단원의 ‘기려원유’를 비롯해 조선시대 부채에 그려진 작품 55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전시 제목은 ‘선우풍월(扇友風月): 부채,바람과 달을 함께 나누는 벗‘이다. 추사 김정희,우봉 조희룡의 부채 그림과 글씨를 비롯해 오세창,안중식,조석진 등 근대 서화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독특한 전시다.

19세기 문인화가 한용간의 ‘서호육교(西湖六橋)’도 주목을 요한다. ‘서호’는 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대호수의 이름으로,지금도 현존한다. 부채에 그려진 서호는 산봉우리와 호수가 부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조선시대 서호는 조선 문인들에게 하나의 이상향에 가까운 명승지였다고 한다. 이 부채를 선물받은 문인들이 부채를 느리게 흔들며 향유했을 바람은 조선이 아니라 서호 그곳의 것일 수도 있다.

추사의 작품은 ‘증청람란(贈晴嵐蘭)’으로,추사가 조선 후기의 서화가였던 청람 김시인에게 보내진 것이라고 한다. ‘청람이 장차 북쪽으로 가려 한다. 북방에는 난초가 없으므로 특별히 이를 그려준다’는 글귀가 부채에 선명하다. 먹빛은 바랬지만 몇 줄의 선으로도 화초는 영원한 생명력을 얻었다.

간송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1977년 5월 간송미술관 개관 6주년 기념으로 열렸던 부채 전시 이후 48년 만에,하여 반세기 만에 열리는 것이다. 총 55점 가운데 23점은 이번에 사상 최초 공개된다. 김영욱 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은 “부채에 그려진 그림을 ‘선면(扇面)서화’라 하는데,누군가 선면서화를 수장하고 있었고 이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이를 일괄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25일까지,5000원.

한용간의 ‘서호육교’. [간송미술관]

면책 조항 :이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 재생산되었으므로 재 인쇄의 목적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이 웹 사이트가 그 견해에 동의하고 그 진위에 책임이 있으며 법적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사이트의 모든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되며, 공유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학습과 참고를위한 것이며, 저작권 또는 지적 재산권 침해가있는 경우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