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8
IDOPRESS
기막힌 반전 펼친 1인극
5월 6일까지 TOM 2관
완성도 높은 뮤지컬 공연
5월 18일까지 블루스퀘어
연극 '지킬 앤 하이드'. 글림아티스트·글림컴퍼니·오디컴퍼니
이중인격의 대명사가 된 인물 헨리 지킬을 탄생시킨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1886)를 무대화한 연극과 뮤지컬이 동시에 관객을 맞고 있다. 지난달 개막한 국내 초연 연극 '지킬 앤 하이드'(연출 이준우)와 작년 11월부터 국내 20주년 기념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동명 뮤지컬(연출 데이비드 스완) 작품이다.
두 작품은 모두 인간의 마음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연구를 하던 의사 지킬이 자신의 사악한 자아 하이드를 만들어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극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의 이야기를 그의 변호사이자 친구인 어터슨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무대 중앙에 하이드 씨가 사는 저택으로 향하는 문이 있고,서술자 역할을 하는 어터슨은 지킬에게 벌어진 이상한 일들과 갑자기 나타나 흉폭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 하이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인극인 '지킬 앤 하이드'는 어터슨과 지킬,하이드 등 여러 인물로 분하며 90분간 극을 이끄는 배우(최정원·고훈정· 백석광·강기둥)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배우는 지킬과 하이드를 오갈 때 관객을 마주 보고 있다가 등지거나 그 반대의 방식으로 인격의 전환을 나타내고,얼굴에 비치는 조명을 활용해 감정의 표현을 극대화한다.
원작 소설의 내용이 널리 알려진 이 연극은 극 후반에 반전을 배치해 관객의 흥미를 유도한다. 하이드를 추적하다 도끼로 문제의 문을 부수고 들어간 어터슨은 친구의 진실을 마주한 뒤 관객을 당혹스럽게 하는 선택을 내린다. 5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2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글림아티스트·글림컴퍼니·오디컴퍼니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한 회에 23명이 출연해 유능하고 열정적인 과학자 지킬 박사의 비극을 펼친다. 지킬·하이드(홍광호·전동석·김성철·최재림·신성록),루시(윤공주·선민·김환희·린아·아이비),엠마(조정은·최수진·손지수·이지혜)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화려한 무대 세트에서 열연을 펼친다.
백미는 주인공인 지킬과 하이드다. 1막에서 지킬이 스스로 실험체가 되기 전 짧은 넘버 '선택은 없어'를 거쳐 세간에 가장 널리 알려진 뮤지컬 넘버 '지금 이 순간'을 부를 때 공연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하이드가 탄생한 뒤 두 인격이 벌이는 갈등도 흥미진진하다. 하이드의 패악질을 감당할 수 없는 지킬이 그를 제거하려 하지만 그 역시 자신의 다른 인격에게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지킬·하이드 역 배우는 단정하게 묶은 머리를 산발로 풀어 헤쳤다가 묶는 행위를 반복하며 인물이 두 극단적인 인격을 오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지킬 앤 하이드'는 20년간 완성도를 높여온 무대예술이 장관인 작품이다. 특히 벽면에 1800여 개의 메스실린더가 천장까지 가득 찬 지킬의 실험실은 관객을 압도하며 연구에 대한 지킬의 열정과 노력을 드러낸다. 5월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