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우주만큼 광활한 사료의 세계! “사료 찾아 삼만리”

2025-04-08 IDOPRESS

수의사의 권유로 수리의 사료를 바꾸게 되었다. 3년 넘게 방광염 처방 사료를 먹였는데,수리 나이도 있고 심잡음이 심하니 시니어 전용 사료가 낫겠다고 판단한 것. 그래서 시작되었다. 멀고도 험난한 ‘사료 찾아 삼만리’가.

(사진 프리픽) 핵심 기준 한두 가지만 따져야아프고 나이 든 개의 사료를 교체하자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수리가 먹던 처방 사료는 방광염 예방 효과는 좋지만 염분이 높아 심장에는 좋지 않았는데,심장을 고려해 처방 사료를 끊자니 방광염이 재발할까 봐 걱정이었다. 단백질 함량도 따져야 했다. 노견은 질 좋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단백질 섭취가 과하면 심장에 나빠 수리에게는 시니어 사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낮은 제품이 필요했다. 또 이빨이 몇 없으니 사료 알갱이 크기와 경도도 고려 대상이었다.그렇게 기준을 정하고 선택지를 좁혀 가던 중 ‘사료 등급 6단계’라는 것을 발견했다. 사료를 품질에 따라 로가닉,오가닉,홀리스틱,슈퍼 프리미엄,프리미엄,일반 사료로 구분하는데,미국의 평가 기준이긴 해도 국내 구매자가 많아 각종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었다. 최고 등급에는 1kg에 10만 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었다. 수리라면 한 달 사료비만 20만 원이니 오르지 못할 나무였다. 반려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사료 계급 피라미드’도 있는데,‘왕족,귀족,평민,노예’ 중 내 경제력은 귀족 말단 턱걸이 수준이었다. 며칠에 걸쳐 고르고 쳐내다 가격 장벽까지 마주하니 가뜩이나 혼미하던 머릿속은 길을 잃었고,누군가 “이 사료요.” 하고 딱 정해 주면 좋겠다고 간절히 빌기까지 이르렀다.최고급 사료도 안 먹으면 꽝애초 수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료 선택 기준은 ‘시니어 전용’과 ‘단백질 함량’ 두 가지였다. 그런데 검색을 거듭하며 뭐가 좋더라는 후기를 타고 흘러가다 보면 길을 잃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비싼 사료가 좋은 사료라는 공식은 없다. 평소 질환이 있는지,특정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지,활동량은 어떤지 등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최우선으로 따지고,인공 첨가물이나 방부제가 덜 들어간 균형 잡힌 사료라면 기본은 충족한다. 나머지를 채우는 건 반려인의 가치관이나 경제력 등이다. 그러나 이 모든 기준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한 가지가 있으니,바로 ‘반려동물의 기호’다.수리는 어렵사리 선택한 사료로 갈아타던 중 배탈이 나서 이틀을 고생했고,겨우 적응하나 싶었더니 걸핏하면 굶어 사료 거부를 행사한다. 아프고 늙은 개를 굶기지 않기 위해 나는 다시 사료 찾아 삼만리를 떠나야 한다. 다 소용없다. 안 먹으면 꽝이고,잘 먹으면 땡이다.[글 이경혜(프리랜서,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프리픽][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4호(25.04.0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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