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9
HaiPress
수천명의 개인정보 확보해 분석
자해,가정폭력 여부까지 확인
“전과 없는 사람들까지 조사해”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아 흥행에 성공한 2002년 개봉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범죄자를 처단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이 등장해 충격을 줬다.
영국에서 영화와 같은 일이 실제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수천 명의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심각한 폭력 범죄를 저지르거나 살인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는 ‘살인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분석 대상에는 폭력 범죄의 피해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원래 ‘살인 예측 프로젝트’라고 불렸지만,이후 ‘위험 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 공유’로 이름이 바뀌었다.
리시 수낙 전 총리가 집권했을 당시 시작된 프로젝트는 경찰서와 보호관찰소를 비롯한 다양한 곳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 유형에는 이름,생년월일,성별,민족,개인 식별 숫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프로젝트의 존재는 정부 감시기구인 스테이트워치가 정부 자료를 요청해 입수한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법무부는 이 프로젝트가 공공 안전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지만,스테이트워치는 정부의 계획이 “냉정하고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비판했다.
스테이트워치는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자해,가정 폭력 등 개인정보가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젝트가 소수 민족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예측에 편향을 가져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부 측은 관련 프로젝트가 현재 연구용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최소 한 건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데이터만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관련 프로젝트는 살인 행위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범죄자 특성을 검토하고,살인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혁신적인 데이터 과학 기술을 탐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각한 범죄에 대한 위험 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증거를 제공하고,궁극적으로 더 나은 분석을 통해 대중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트워치는 범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법무부를 비판했다.
소피아 라이얼 스테이트워치 연구원은 “제도적으로 인종차별적인 경찰과 내무부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 최신 모델은 형법 체계를 뒷받침하는 구조적 차별을 강화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을 폭력 범죄자로 분류하는 자동화된 도구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정신 건강,중독,장애 등 민감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개인 정보를 침해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