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HaiPress
매튜 브롬버그 유니티 CEO 단독 인터뷰
생성형 AI 기술 게임 개발 엔진에 통합
‘나무 200그루 배치해줘’ 하면 3D로 생성
AI,시간 많이 드는 반복작업 보조할 것
XR 시장은 시작 단계,기대 수준 과도해
AR 성장 유망…“안경과 대화하는 날 온다”
매튜 브롬버그 유니티 CEO가 최근 국내서 개최된 ‘유나이트 서울 2025’ 행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이충우 기자] “게임사들은 게임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제작 과정을 빠르게 해줄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게임 속에 200그루를 배치해줘’라고 AI에 명령하면,이같은 반복작업을 훨씬 빠르게 수행해줄 것입니다.”
3D 콘텐츠 제작 플랫폼이자,국내 게임 절반 이상이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 엔진 유니티의 매튜 브롬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브롬버그 CEO는 이달 중순 개최된 ‘유나이트 서울 2025’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해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했다.
유니티에 따르면 이미 게임 개발자의 96%가 AI 툴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크래프톤이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AI 기반 게임 캐릭터를 도입하는 등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AI를 게임 개발에 직접 쓰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브롬버그 CEO는 “생성형 AI 자원은 굉장히 많지만 잘 사용하는 기업은 굉장히 소수”라며 “제작 과정에 AI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을 제작하다가 외부 AI를 쓰려면 서비스를 번갈아 가며 써야 하는 등 불편함이 크고,일관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유니티는 이같은 점에 착안해 하반기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게임 개발 과정에 본격 통합할 예정이다. 유니티에서 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자들이 AI로 필요한 자원을 생성할 때,다른 외부 AI 서비스로 이동할 필요 없이 자사 플랫폼에서 필요한 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브롬버그 CEO는 “3~4곳의 생성형 AI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그 기술을 유니티 엔진에 통합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게임 개발에 생성형 AI를 대규모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유니티는 지금도 2D 이미지 등을 AI로 제작하는 ‘유니티 뮤즈’같은 기술이 있긴 하지만,하반기에 추가되는 AI 툴로 통합될 예정이다. “지형 위에 캐릭터 100명을 자동 배치해줘”나 “씬에 있는 모든 나무를 선인장으로 바꿔줘”와 같은 작업도 앞으로 AI로 구현할 수 있는 사례 중 일부다.
한국 게임의 60% 이상이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만큼 많은 국내 게임사 또한 앞으로 이같은 유니티의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매튜 브롬버그 유니티 CEO가 최근 국내서 개최된 ‘유나이트 서울 2025’ 행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이충우 기자] 필요한 3D 이미지를 생성하거나,실제 환경을 3D 세계에 구현하는 것에 특화된 만큼 제조·모빌리티 등 산업 영역에서도 유니티가 활발히 사용된다. 현대자동차는 유니티를 활용해 물류 공정 등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고,LG전자는 2D 지도 데이터를 3D로 재구성하는 차량용 솔루션을 개발했다.
브롬버그 CEO는 “유니티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콘솔,확장현실(XR) 기기까지 모든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했듯 유니티는 모바일이나 PC뿐만 아니라 메타 퀘스트,애플 비전프로 같은 확장현실(XR) 기기 기반의 콘텐츠까지 제작을 지원한다. XR은 헤드셋을 통해 완전한 가상 환경을 구현하는 가상현실(VR),현실 세계에 디지털 요소를 얹는 증강현실(AR)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다만 애플 비전프로가 흥행에 실패하는 등 아직 시장이 저조한 상황에 대해 “XR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로 볼 수 있고,기대가 과도했던 부분도 있다”라면서도 “시장이 성숙하면 충분히 잠재력이 생길 것이고,특히 AR에서는 폭발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브롬버그 CEO는 “기기 자체의 개선과 함께 음성 AI 기술도 고도화됐다. 앞으로는 전화기를 꺼내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이 과거의 행동이 될 것”이라며 “미래에는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대화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